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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년의 친구

작성자
쥔장
작성일
2020.11.24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407
내용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몇 십 년 동안 고착화 된 자신만의 삶의 질서와 틀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선생님과 나는 늦게 만난 인연이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났다.
고향인 청도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친구란, 같은 곳을 바라 볼 수 있어야 하니 
중고교 교사 정도면 친구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데 프로그램 수업 중에 정쌤은 나를 유심히 지켜 보았단다.
내가 수업에 참석을 했는지를 혼자 체크를 했다고....
관심의 싹은 서로 통하고 말았다.
난 사회학과 국문학을 전공했고 정쌤은 사학을 전공하셨다.
서로 인문학적 소양도 비슷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논어를 함께 배우면서 배움의 연장선상에서
우린 산책길에 도연명의 사시를 주고 받기도 한다.
과연 누구와 한시를 주고 받으며 산책을 할 수 있을까?
나의 관점에서는 책을 읽지 않고 형이하학적인 삶에 메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나와 정쌤의 행위실천이 사치일지도 모르지만
형이상학적인 삶이 곧 일상의 형이하학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르크스가 주장한 생산은 그 밑에 정신이 깔려 있음이 전제 되어 있다고 하니....
난 의미없는 수다를 떨면 이유없이 머리가 아파온다.
주제가 있는 사상적 철학적 사고의 파편에 맞으면 왠지 모르게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끝없는 도전정신은 내 영혼을 보석처럼 빛나게 한다.
난 전업주부와 친구를 사귄지는 30대 초반까지 기억뿐이다.
해서 아줌마 계가 없다.
난 아줌마들의 일상적인 수다가 왠지 모르게 낯설고 흥미가 적다.
공부? 일상 속에서 늘 지적 체조를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책상에 앉아 집중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하게 하는 행위이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해야 할까?
때로는 강물을 거꾸로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하기에....
육신의 껍질을 벗기는 고통도 감내하면 눈부신 결과물이 기다리니....
해서 난 책 읽으며 공부하는 사람이 좋고 공부하는 여자가 더 좋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아울러 늘 일일신 우일신의 삶을 사는 사람을 좋아한다.
정쌤은 그 옛날 사학을 전공하면서 한문을 많이 배웠기에 한문 실력은 지금도
남다르다고 본다. 중학교 역사 교사를 한평생 하셨으니 지적 체조는 멈추지 않았을테니...
정쌤 남편은 교감으로 정년퇴직을 하셨는데 역시 인문학계라 왠지 정서적인 소통이 
원활하신 분이시다.
정쌤 남편은 참으로 이타적인 삶을 사신 훌륭하신 분이시다.
지금도 가난한 선 후배들을 위해 당신의 연금을 아낌없이 쓰신다고 하니....
정쌤 남편은 자신의 아내와 친구가 되어준 내가 고마워 식사를 대접 하고 싶다고 하셨다.
날을 잡아 포항으로 가려는데 비바람이 몰아쳐 약속을 지키지 못해 내내 미안한 마음 가득하다.
또한 교장쌤과 막내 오빠 친구 법무사 오빠도 함께 한다.
답사도 다니며 문화도 공유하는 노년에 좋은 친구라고 할까....
며칠 전 배추전을 먹으면서 요양원 입학에 대해 대화를 하면서 웃음꽃을 피워 내기도 했다.
늙어서 요양원에 갈 때 함께 요양원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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