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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서에 대한 단상

작성자
쥔장
작성일
2020.11.26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584
내용

 이서라는 지역명사를 떠올리면 내 친구 인자와 오버랩 된다.

고등학교 시절 이서 중학교 출신의 정인자를 만났다.

인자는 이서 중학교에서 전교 일등을 했었다는 말이 인자의 이미지와 정말 잘 어울렸다.

조금의 빈틈도 없었던 인자는 언어 구사 능력을 비롯 정말 명석했었다.

우리 학교는 거의 중학교에서 우수한 아이들이 많이 왔는데,

중학교에서 반장을 했던 아이가 한 반에 열명 정도 되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우리들만의 고민이 있었다.

가난한 시골에서 얼떨결에 실업계로 왔다는 것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우리 시대에는 인문계보다 실업계가 더 점수가 높았던 시대이기도 했지만....


결혼 전 인자를 마지막 만났던 것은 인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재수를 하러 서울로 갈 때 였던 것 같다.

우린 청도 버스터미널에서 만나 캄캄한 밤에 어느 시골 골짜기로 갔는데....

지금은 인자 할아버지께서 생존해 계셨던 기억만 아련하다.

인자는 재수를 일 년도 채 하지 않고 서울 이화여대에 합격했다.

인문계를 나와도 쉽사리 들어 갈 수 없는 이화여대를 말이다.

서울에서 이대를 다니니 학부형들이 인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고 한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것은 인자의 아버님께서 결혼은 40대에!! 이런 획기적인 발상을 하셨다.

40 여 년 전에 청도 시골에서 그런 전근대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 계셨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몇 십 년이 흐른 후 만난 인자는 대전에서 살고 있었다.

5년 전 내가 한국수필 신인대상을 받았을 때,

축전을 쓴 손 글씨에는 어떤 맑은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나에게 이런 소중한 친구가 있다는 것이 늘 자랑스러워 훈장처럼 보관한다.


얼마 전 동기회 모임에 가니 부산 향우회 모임에 나오는 남자친구가 참석했다.

우리와 같은 61년생이라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여자 동기생들이 더 살뜰히 챙겨준다.

이 친구 이름은 종희이며 이서 중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고등학교는 대구공고를 나왔다고 하니 초등 남친들이 그 시절에 공부를 잘했겠네? 라며 시끌벅적 반겨준다.

나와는 첫 만남이지만 다들 친구들과는 친하게 지내는 사이로 보였다.

종희는 현재 부산 사상구청에 과장으로 근무한다고 하며 친구들이 사상 구청을 방문을 하기도 했단다.

특히 손숙이 횟집에 자주 회식을 했다고 하는데.....

종희의 말인즉 이렇게 청도 고향분인줄 알았으면 손숙이 집에 더 자주 갈 것을 했다.

앞으로도 자주 애용해 준단다.


또한 종희는 우리 동네에 세컨하우스를 짓는 인연을 만들었다.

길 문제 해결에 애로 사항이 생겨 우리 친구들이 좀 해결해 주기로 했다.

남자친구들과 함께 여자친구들도 모두 종희를 반겨 주니 종희는 우리의 정서로 빨리 흡수되고 있었다.

고향이 청도라는 것과 61년생 이라는 것 만으로도 우린 따뜻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인자와 종희는 같은 이서중 출신이지만 동성이 아니라서 서로 알지를 못하는 것 같았다.

종희가 이서 중학교를 나왔다고 하니 왠지 인자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가끔 우리 동기 모임에도 가끔 놀러 오겠다고 하니 우리 동기회에 친구 한 명이 더 늘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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